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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아이 2/3가 결석하는 장면, 나만 처음 보는 거 아니지?
아이 키운 지 10년이 넘었는데, 올해처럼 독감 때문에 학교 반 아이들 절반, 많게는 2/3가 한꺼번에 결석하는 장면은 정말 처음 보는 것 같다. 아침에 학급 알리미만 열어봐도 “독감으로 결석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줄줄이 올라오고, 담임 선생님은 사실상 수업이 아니라 출석 체크와 결석 관리에 더 신경 쓰는 분위기다.
보통은 독감 유행이라고 해도 반에 몇 명씩 돌아가면서 앓고 지나가는 정도였지, 한 번에 이렇게 우르르 쓰러지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 올해는 더 불안하고, 더 궁금해진다. “도대체 올해 독감, 왜 이렇게 심한 거지?” 그게 이 글의 출발점이다.

1. 독감 시즌이 평년보다 훨씬 빨리 시작됐다
예전 독감 시즌을 떠올려보면, 대체로 11월 말쯤부터 슬슬 주변에서 독감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12월쯤 되면 여기저기 걸렸다는 얘기가 들리고, 방학 전후가 정점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체감상 10월부터 이미 “독감 난리”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실제로 학교 공지나 병원 대기실 상황을 보면, 가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독감 환자들이 훅 늘어났다. 아직 코트 꺼내 입기도 애매한 날씨에 벌써 고열·기침·근육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결과 학급 전체가 한꺼번에 쓰러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시즌이 빨리 시작됐다는 건, 우리가 준비할 여유 없이 바로 공격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감 예방접종 예약을 잡기도 전에 이미 반에 확진자가 나오고, 그게 그대로 전파되는 그림이 올해 아주 전형적인 패턴이다.
2. 작년보다 훨씬 많아진 환자 수
체감상으로도 “주변에 아픈 사람이 훨씬 많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한 번 걸리면 고열에 심한 몸살까지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드러눕는 패턴이 반복된다.
특히 아이들 사이에서의 유행이 심하다.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은 말 그대로 바이러스의 집합소가 된다. 교실, 급식실, 방과후 교실, 학원 버스까지 하루 종일 아이들이 밀집된 공간을 돌다 보니, 아이 한 명이 걸리면 같은 반, 같은 학년, 같은 라인으로 순식간에 퍼져버린다.
그래서 올해는 “반에 세 명 정도”가 아니라, “반에 남은 아이가 세 명”이라는 농담 같은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아이 키운 지 10년이 넘은 부모들도 “이번 시즌은 진짜 이상하다”라고 말할 정도니, 이건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3. 코로나 이후 생긴 ‘면역 공백’ 세대
전문가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면역 공백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덕분에 독감이 크게 돌지 않았다. 그때는 모두가 “마스크 덕분에 감기랑 독감도 줄었네”라고 안심했지만, 그게 몇 년 누적되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로 돌아온 셈이다.
그동안 아이들은 독감 바이러스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채 성장해왔다. 예전 세대라면 유치원, 초등 저학년 시절에 여러 번 감염되면서 어느 정도 면역 경험을 쌓았겠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독감 자체를 제대로 겪어보지 않은 아이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지금처럼 독감이 강하게 한 번 돌기 시작하면, “한 번에 몰아서 다 걸리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특히 유치원생, 초등 저학년, 형제가 어린 집들은 이번 시즌을 더 처절하게 체감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4. 백신은 맞았는데 왜 이렇게 심하게 걸릴까?
요즘 부모들 사이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말 중 하나가 이거다. “독감 주사까지 맞았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심하게 앓지?” 이러면 자연스럽게 “백신이 소용 있는 거 맞냐”는 의심까지 따라온다.
사실 독감 백신은 완벽하게 막아주는 방패라기보다는, 격렬하게 앓는 걸 막아주는 완충 장치에 가깝다. 백신을 맞았더라도 바이러스에 아예 안 걸리는 게 아니라, 걸리더라도 열 나는 기간이 짧고, 합병증이나 폐렴 같은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하나는, 독감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한다는 점이다. 백신은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 유형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데, 현실의 바이러스는 예상보다 더 빨리 혹은 다르게 변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백신이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맞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게 지금까지의 일관된 결론이다.
5. 학교·학원 환경이 유행을 더 키운다
올해 유난히 체감이 심한 이유 중 하나는, 이전처럼 아이들이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는 환경으로 빠르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일상을 되찾은 건 좋은 일이지만,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다시 놀이터가 활짝 열린 셈”이 되었다.
교실·학원·학원버스·체육관·급식실까지 하루 종일 좁은 공간에서 많은 아이들이 함께 생활한다. 기침하는 아이, 열이 있는데도 억지로 등교한 아이가 섞여 있으면, 한두 명이 아니라 반 전체가 순식간에 연결되는 구조다.
게다가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환기량이 줄어든 것도 큰 변수다. 창문을 닫고 난방을 켜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실내 공기 중 바이러스 농도는 점점 높아진다. 즉, 올해 상황은 독감이 돌기에 정말 최적화된 조건이라고 봐야 한다.
6. 부모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은 무엇일까.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지만, “걸려도 덜 심하게, 덜 퍼지게” 만드는 노력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① 백신, 여전히 의미 있다
백신 맞고도 걸리는 사례를 보고 “그냥 안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백신은 여전히 중증화와 합병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집에 고위험군(노인, 만성질환자 등)이 있거나, 형제가 여러 명이라 서로 옮길 가능성이 큰 집이라면 독감 예방접종을 포기하기보다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맞는 쪽이 훨씬 현실적이다.
② 집과 학교에서 ‘환기’는 생각보다 큰 힘이 있다
겨울에 창문 여는 게 쉽진 않다. 그래도 난방을 잠깐 끄고 5~10분 정도씩 자주 환기하는 습관을 들이면, 실내 바이러스 농도를 낮추는 데 꽤 도움이 된다. 학교나 학원에도 아이를 통해 한두 번 정도 “환기 자주 해주시면 좋겠다”는 정도의 요청은 충분히 할 수 있다.
③ 아픈데 억지로 보내지 않는 용기
이게 제일 어렵지만 가장 중요하다. 열이 나고, 기침을 심하게 하고, 몸살처럼 힘들어하는데도 “하루 빠지면 진도 밀려서…”라는 마음으로 학교나 학원에 보내면, 결국 내 아이도 더 오래 아프고 반 친구들에게도 바이러스를 뿌리는 결과가 된다.
지금처럼 유행이 심할 때만큼은, “아플 땐 쉬게 하는 것이 결국 모두를 위한 선택”이라는 걸 한 번 더 떠올릴 필요가 있다.
7. 정리: 올해 독감이 유난히 심하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 아니다
올해 독감은 확실히 평년과 다르다. 유행 시기가 앞당겨졌고, 환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고, 아이들이 한 번에 우르르 결석하는 초유의 상황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시기 동안 쌓인 면역 공백, 빠르게 변하는 바이러스, 환기가 줄어든 실내 환경, 마스크 사용 감소, 학교·학원 밀집 구조까지 여러 요소들이 한 번에 겹치면서 “10년 만에 처음 겪는 강도”가 된 것이다.
완벽한 방패는 없지만, 백신, 환기, 휴식이라는 기본적인 세 가지 축만 잘 지켜도 우리 아이가 겪는 고통과, 가족 전체가 같이 쓰러지는 사태를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다. 올해 독감 시즌을 지나면서, “우리 집만 난리인가?”라는 불안이 “구조적으로 이런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이해로 조금은 덜 무겁게 느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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