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교육은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 또 어떤 악기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이에게 음악을 접하게 해주고 싶었던 부모라면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일 것이다. 우리 아이는 만 6세, 한국 나이로 7세가 되던 해에 처음으로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아주 우연했고, 그만큼 계획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작은 계기가 지금은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단원이자, 첼로 전공까지 고민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이 글은 아이가 첼로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여정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솔직하게 기록한 이야기이다.
처음 첼로를 만나던 날: 오빠가 아닌 동생의 입문
첼로는 사실 큰아이가 배우기로 한 악기였다. 큰아이가 다니던 음악학원에 첼로 클래스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수업을 예약했는데, 수업을 앞두고 갑자기 "안 하겠다"는 말을 꺼냈다. 당황스러웠지만 등록은 완료된 상태였기에 둘째 아이가 대신 수업에 들어갔다.
당시 7살(만 6세)이던 둘째는 악보도 볼 줄 모르는 완전 초보였다. 처음엔 단체 수업으로 시작했고, 수업이 어려워지자 개인 레슨으로 전환했다. 첫 선생님은 꽤 엄격했지만 아이는 단 한 번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꾸준히 연습했고, 첼로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작지만 분명했던 쉼표: 첼로와의 잠시 이별
하지만 함께 배우던 친구들이 하나둘 그만두면서 수업 분위기가 바뀌었다. 아이 혼자 남게 되고, 부모 입장에서도 매번 픽업이 부담되기 시작했다. 결국 첼로는 자연스럽게 정리되었고, 대신 피아노를 시작했다.
피아노는 익숙하고 가깝고 쉬웠지만, 아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첼로를 그리워했다. "나 다시 첼로 배우면 안 돼?"라는 말에, 결국 우리는 새로운 학원을 찾게 되었다.
그곳에서 만난 선생님은 다정하고 아이 중심의 수업을 해주셨고, 그때부터 아이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기 시작했다.
첼로와 함께 자라는 아이, 그리고 지금의 이야기
이제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첼로는 아이의 일상이자 자존심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연습 시간을 늘리기로 약속했고, 지금은 하루 한 시간 이상 연습한다. 청소년 오케스트라에도 합격해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전공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처음의 선택은 우연이었지만, 지금은 분명한 의지가 되었다. 아이에게 첼로는 그저 음을 내는 악기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성장하게 만드는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