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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클라리넷을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쯤 듣게 되는 소리가 있어요. 바로 그 유명한 삑사리. 처음엔 깜짝 놀라지만, 나중에는 연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거쳐가는 구간이라는 걸 알게 되죠. 그래도 이유를 알고 고칠 수 있다면 훨씬 빨리 안정적인 소리가 자리 잡습니다.

오늘은 클라리넷 삑사리가 왜 나는지, 악기 구조부터 주법까지 하나씩 짚어보면서 집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예방법까지 자세하게 적어볼게요. 입문자 부모님, 초보 연주자 모두에게 유용한 현실 가이드입니다.

 

 


1. 삑사리의 가장 흔한 원인들

클라리넷 삑사리는 단 하나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한 번에 얽혀서 나타날 때가 많아요. 아래 원인만 정확하게 잡아도 전체 삑사리의 70% 이상은 해결됩니다.

① 앰부셔(Embouchure)가 불안정할 때

입 모양이 흐트러지면 리드 진동이 불안해져 소리가 튑니다. 입술을 과하게 조이거나, 반대로 힘이 없거나, 아래입술이 패드처럼 안정적으로 받쳐주지 못해도 삑사리가 나요.

② 리드(Reed) 문제

초보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젖은 리드/마른 리드/너무 단단한 리드/너무 얇거나 오래 쓴 리드 모두 삑사리의 강력한 원인이에요. 특히 아이들은 침이 충분히 돌기 전에 급하게 불면 리드가 제대로 떨리지 않습니다.

③ 호흡이 일정하지 않을 때

클라리넷은 ‘입으로 부는 악기’가 아니라 ‘몸으로 미는 악기’라고도 불러요. 들숨·날숨이 흔들리거나 바람이 약해도 강해도 삑사리로 바로 드러납니다.

④ 운지 실수

구멍 하나만 제대로 막히지 않아도 공기 흐름이 흔들려 소리가 튀어요. 아이들이 처음 배울 때 손가락 끝이 구멍 중앙에 정확히 안 올라가거나, 힘을 너무 빼서 헐렁하게 막는 경우가 많습니다.

⑤ 악기 조립 불량

처음 악기를 꺼내 조립할 때 코르크가 마르고 뻑뻑하면 연결이 비뚤어질 수 있어요. 아주 미세하게 틀어져도 삑사리, 호흡 새기, 음정 불안정으로 이어집니다.


2. 원인별 ‘바로 효과 있는’ 예방법

삑사리를 완전히 없애는 건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래 방법들은 초보자라도 바로 적용하면 효과가 금방 나타납니다.

① 앰부셔 교정

  • 아래입술을 너무 안으로 말지 말기 (입술이 피곤해져 소리가 흔들림)
  • 윗니는 마우스피스에 자연스럽게 얹기
  • 입 주변은 단단하게 고정하되 과하게 조이지 않기
  • 턱은 살짝 당겨서 긴장 빼기

가장 중요한 건 ‘입으로 힘을 주지 말고, 바람으로 소리를 만든다’는 감각을 익히는 겁니다.

② 리드 관리

  • 새 리드 사용 시 2~3분 충분히 불려서 촉촉하게 만들기
  • 한 번 사용한 리드는 완전히 말려 보관하기
  • 처음에는 너무 센 리드(2.5, 3)는 피하고 2 또는 2.5로 시작
  • 리드 끝이 벌어졌거나 찢어졌으면 바로 교체

③ 호흡 안정

호흡은 삑사리의 근본 원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잡아야 해요.

  • 바람을 ‘위로 보내는 느낌’이 아니라 ‘관을 앞으로 밀어주는 느낌’으로
  • 짧게 끊어 불지 말고 길고 일정하게
  • 복식호흡이 어려우면 배에 손을 얹고 천천히 들이마시는 연습

④ 운지 정확도

  • 구멍 중앙을 ‘손가락 끝’으로 정확하게 덮기
  • 힘은 너무 주지 말고, 똑 떨어지는 각도로 닿기
  • 저음일수록 더 정확하게 밀폐되어야 소리가 안정됨

⑤ 악기 조립 체크

  • 코르크 그리스 발라서 부드럽게 연결하기
  • 마우스피스–배럴–본체가 일직선인지 확인
  • 리그(리드 고정 장치)가 비뚤어져 있지 않은지 체크

 

3. 입문자에게서 특히 자주 보이는 삑사리 패턴

입문 단계에서는 삑사리가 아래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늘어요. 이를 알고 있으면 괜히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아 지금 이 단계구나” 하고 차분하게 고칠 수 있습니다.

  • 저음에서 소리가 아예 안 나다가 갑자기 ‘낑’ 하고 튀는 경우
  • 옥타브 전환할 때 음이 한 옥타브 위로 튀는 경우
  • 리드가 젖기 전 첫 몇 분 동안 집중적으로 삑사리 나는 경우
  • 장시간 연습 후 입술이 피곤해져서 소리가 불안정해지는 경우

특히 아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지면 바로 입 모양이 무너져서 삑사리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10분 단위 집중 연습 → 1~2분 휴식 같은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4. 삑사리가 잡히는 시점은 언제일까?

개인차는 있지만, 보통 1~3개월 차에서 가장 삑사리가 많고 3~6개월 사이에 대폭 줄어드는 패턴이 많습니다.

매일 10~15분이라도 꾸준히 불면 입술 근육이 안정되고, 호흡 패턴도 잡혀서 자연스럽게 소리가 ‘익숙한 클라리넷 소리’로 돌아와요.

삑사리가 단숨에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원인 파악 + 기본기 잡기 + 꾸준한 연습 이 세 가지가 맞춰지는 순간, 아이는 갑자기 안정적인 연주를 하기 시작합니다.


정리

삑사리는 클라리넷 입문자라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하지만 원인만 정확히 알면 충분히 빠르게 개선할 수 있고, 특히 아이들이 연습 초기에 좌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데 아주 중요한 정보입니다.

꾸준히 연습하고, 리드 관리만 잘해도 소리가 훨씬 안정적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초반의 ‘삑삑거리는 시기’를 너무 걱정하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단계를 지나야 진짜 소리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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