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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을, 경북 경주는 다시 한 번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이 시기, 신라 왕실의 상징인 금관 6점이 104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이번 특별전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한국 고대문화의 황금기를 되살리는 역사적 장면이 되고 있다.

 

신라의 수도, 경주에 모인 여섯 개의 금관

이번 전시의 주제는 ‘신라 금관 6점, 권력과 위신’이다. 1921년 금관총에서 최초로 발견된 금관을 비롯해, 황남대총, 천마총, 서봉총, 금령총, 교동 고분 등에서 출토된 여섯 개의 금관이 모두 경주로 모였다. 각각의 금관은 시대적 변화와 예술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교동 금관은 5세기 초기에 제작된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간결하고 원초적인 형태가 특징이다. 반면 황남대총 북분 금관은 신라 왕실의 권위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로, 세움 장식이 높고 화려하다. 천마총 금관은 하늘로 오르는 천마를 상징하는 장식과 함께 사후 세계관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서봉총과 금령총의 금관은 장식적 변화를 보여주며, 신라 금속공예가 점차 예술의 단계로 발전했음을 알려준다.

 

 

신라 금관의 의미와 상징

신라의 금관은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권력과 신성함을 상징하는 정치적 도구였다. 금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부와 권위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며, 나뭇가지 모양의 세움 장식은 하늘과 땅을 잇는 생명나무를 뜻한다. 사슴뿔 모양의 장식은 풍요와 재생을, 새 모양의 장식은 초월적 존재와 왕권의 신성함을 의미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금관뿐 아니라 함께 출토된 금허리띠, 금목걸이, 곡옥 등의 장신구도 함께 전시된다. 관람객은 단순히 ‘왕이 썼던 장식품’이 아니라, 당시 신라인들이 믿었던 세계관과 사회적 위계, 그리고 미적 감각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104년 만의 귀향, 그 역사적 가치

신라 금관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21년 금관총 발굴에서였다. 이후 각지의 박물관에 흩어져 보관되어 왔지만, 이번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흩어졌던 황금 유산이 다시 경주로 돌아온다는 사실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왕의 도시’였던 경주가 다시 신라의 수도로서 문화적 중심이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전시는 APEC 정상회의와 연계되어, 각국 정상과 외교 사절단에게 한국의 고대문화를 소개하는 문화외교의 장으로 기획되었다. 고대의 금관이 외교 무대에서 현대적 상징으로 재해석되는 셈이다.

관람 포인트

  • 전시 장소: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
  • 전시 기간: 2025년 10월 말부터 2026년 초까지
  • 입장료: 무료 (단, APEC 기간 중 일부 제한 가능)
  • 관람 팁:
    • 초기 금관(교동, 금령총) → 전성기 금관(황남대총, 천마총) → 후기 금관(서봉총)의 순서로 감상하면 신라 금관의 발전 과정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 금관의 세움 장식과 달개, 곡옥의 배치가 각각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유심히 보면 좋다.
    • 금허리띠와 금관의 관계를 함께 보면 신라 왕실 복식의 완전한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금관이 전하는 메시지

신라의 금관은 단지 화려한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신라 왕들의 정신세계와 권력 구조, 그리고 인간이 하늘과 소통하고자 했던 염원을 상징한다. 세움 장식 하나하나, 곡옥 하나하나에 그 시대의 신앙과 예술, 그리고 기술의 결정체가 담겨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신라의 장인들이 어떻게 순금으로 꿈을 빚어냈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빛나는 황금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천오백 년 전 신라인의 손끝에서 오늘의 우리에게로 이어지는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경주,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APEC 정상회의로 세계의 지도자들이 경주에 모였듯, 이번 전시 또한 신라의 황금이 세계인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경주는 과거와 현재, 예술과 외교가 교차하는 공간이 되었다. 신라 금관의 빛은 여전히 눈부시고, 그 황금빛은 앞으로도 한국 문화의 자부심으로 남을 것이다.

※ 전시 일정과 세부 내용은 국립경주박물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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