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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매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존재예요. 아이가 첼로를 시작한 후, 하루하루 함께 지내며 느낀 건 “이 악기도 사람처럼 돌봐줘야 한다”는 거예요. 처음엔 단순히 악기만 잘 켜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관리가 소홀해지면 소리가 달라지고, 갑자기 줄이 끊어지거나 활이 휘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 아이와 함께 겪은 첼로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꼭 필요한 관리 팁들을 정리해보았어요. 처음 첼로를 시작하시는 분들, 또는 “이대로 관리해도 되나?” 고민이 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보관이 반이다 – 온도, 습도, 위치에 민감한 첼로

첼로는 나무로 만든 악기다 보니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해요. 처음 악기를 들였을 때는 그냥 방 한켠에 세워두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현이 팽팽해지거나 느슨해져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난방기구 근처에 두었던 것이 문제였어요. 그 뒤로는 악기 케이스를 벽에서 살짝 떨어진,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두고 있어요. 여름철엔 습기가 문제고, 겨울엔 건조함이 문제인데, 그래서 케이스 안에 작은 습도 조절기를 넣어두기도 해요. 특히 장마철에는 습기 제거제를 케이스에 같이 넣어두고, 난방하는 겨울에는 가습기와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첼로는 말없이 주인의 관리를 기다리는 악기라는 걸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2. 청소와 활 관리 – 송진과 먼지는 매일 닦아줘야 해요

매일 연습을 마치고 나면, 아이와 함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첼로 닦기’예요. 활에 묻은 송진 가루나 줄 아래 떨어진 송진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나무 표면이 변색되거나 오염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부드러운 마이크로화이버 천으로 현과 바디를 매일 닦아줘요. 특히 F홀 주변이나 브릿지(줄 받침대) 아래는 송진이 쌓이기 쉬워서 꼼꼼히 봐줘야 해요. 활의 털은 손으로 직접 만지면 안 되고, 송진은 주 1~2회 정도 얇게 발라주는 게 좋아요. 너무 많이 바르면 오히려 소리가 탁해지기도 해요. 우리 아이도 처음에는 그냥 케이스에 넣기 바빴는데, 지금은 연습 끝나면 자동으로 천을 꺼내 첼로를 닦는 습관이 생겼답니다. 마치 “오늘도 고마웠어” 하는 마음으로요.

3. 줄과 브릿지 – 체크하고 조율하는 습관 만들기

첼로는 줄의 상태에 따라 소리가 정말 많이 달라져요. 처음엔 현을 한 번 끼우면 오래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이가 매일 연습하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퍽!’ 하고 줄이 끊어지는 일이 있었어요. 특히 A현(가장 얇은 줄)은 가장 먼저 마모되기 쉬운 부분이라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해요. 줄 교체는 6개월~1년 주기가 적당하다고 하는데, 사용량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브릿지(줄을 받치는 나무)도 종종 체크해줘야 해요. 줄의 장력이 세지면 브릿지가 살짝 움직이거나 휘어지기도 하거든요. 우리 아이는 아직 줄 교체는 직접 못 하지만, 조율은 이제 제법 스스로 하려고 해요. 튜너 앱을 보면서 한 줄씩 천천히 돌리는 모습이, 마치 첼로와 친구처럼 대화하는 것 같아 참 예쁘더라고요.

결론: 첼로도 사랑받고 싶어해요

처음 첼로를 들였을 때는 어떻게 만져야 할지, 어떻게 닦아야 할지도 몰라 참 막막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악기를 관리하는 시간 자체가 아이와 첼로가 교감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더라고요. 첼로도 우리가 돌봐줄 때 가장 좋은 소리로 응답해준다는 걸, 정말 매일 느끼고 있어요. 보관, 청소, 줄 상태 체크… 어렵게 들리지만 결국엔 아이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는 작은 루틴일 뿐이에요. 오늘도 연습을 마치고 첼로를 조심스레 닦는 아이를 보며, 이 악기가 단순한 나무 덩어리가 아니라 ‘하나의 존재’처럼 느껴졌어요. 첼로는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정성 들일 가치가 충분한 악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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