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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에서 포지션은 결국 왼손 기술의 핵심이다. 기초 포지션 글은 이미 다뤄봤으니, 이번에는 조금 더 깊은 부분으로 들어가보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곡을 배우기 시작하면 가장 많이 막히는 두 구간이 있다. 하나는 개구리손가락(손끝 넓히기)과 관련된 왼손 모양, 또 하나는 고음 포지션에서 음정이 흔들리는 문제다. 둘 다 부모 입장에서 도와주고 싶어도 정확히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모르면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그 두 가지에만 집중해본다.



 
2025.09.24 - [첼로이야기] - 첼로 운지법 완전 정리 (기초운지, 포지션이동, 연습방법)  -첼로 기본 포지션이 궁금하다면 여기!

1. 개구리손가락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첼로 초급 단계부터 강조되는 것이 손끝 모양이다. 선생님들이 흔히 “개구리손가락”이라고 설명하는 그 동그랗고 넓은 손끝 모양. 그런데 막상 해보면 아이들 대부분이 손끝이 좁아지거나, 손가락이 눕거나, 손가락 사이가 벌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연습 부족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실제로는 나이, 손 크기, 뼈 구조, 손가락 두께가 모두 영향을 준다.
특히 초등 저학년은 손가락 관절이 단단하게 굳지 않은 시기라, 넓은 손끝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 아이마다 다르지만, 손끝이 자연스럽게 넓어지는 시기는 빠르면 8~9세, 늦으면 11세 이후에 오기도 한다. 그래서 같은 나이라도 어떤 아이는 손끝이 금방 안정되고, 어떤 아이는 꽤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2. 개구리손가락이 안 되는 진짜 원인 세 가지

첫 번째는 손가락 끝의 지지력 부족이다. 손끝이 넓어진다는 건 단순히 모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을 누르면서 얇은 면적을 유지해내는 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손끝으로 누르다가 힘이 빠지면 바로 모양이 무너지고 손가락이 눕는다.
두 번째는 팔꿈치와 팔 각도 문제다. 손가락만 억지로 바꿔서는 해결이 잘 안 된다. 팔꿈치가 너무 아래로 떨어지거나 지나치게 올라가면 손가락 각도가 자연스럽게 무너진다. 특히 1번, 2번 손가락 위치에서 손끝이 좁아지는 아이는 대부분 팔이 몸 쪽으로 붙거나 팔꿈치가 눕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손가락 관절의 성장 속도 때문이다. 의외로 가장 영향이 큰 요소다. 어린아이의 손가락은 아직 부드럽기 때문에, 아무리 자세를 잘 잡아도 악기 위에서 힘을 지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개구리손가락이 되는 순간이 ‘갑자기’ 오는 경우가 많다. 꾸준히 연습하다가 어느 날 보니 손끝이 넓어지고 안정돼 있는 식이다.

 

3. 개구리손가락이 잡히는 실제 연습법

집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손끝을 억지로 넓히는 것이 아니라, 팔–손목–손가락의 각도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첼로를 세워놓고 손가락을 현에 살짝 올려둔 상태에서 손끝이 눕지 않도록 손목 위치를 조절해주는 것이 첫 단계다. 손가락 모양을 잡는 것보다 손목과 팔꿈치가 무너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또 하나는 “짧게 자주” 하는 루틴이다. 개구리손가락은 근육을 키우는 훈련이라기보다는, 관절이 버티는 시간을 늘려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오래 하기보다 3분씩 여러 번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아이들 손이 피로해지면 바로 자세가 무너져 잘못된 모양으로 굳기 때문에, 짧고 정확한 루틴이 효과적이다.

4. 고음 포지션이 어려운 이유와 패턴

고음 포지션(보통 5포지션 이상)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활이 지판 쪽으로 붙거나, 왼손이 바깥으로 도는 자세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는 사실 같은 원인에서 나온다. 고음으로 올라가면 넥이 가늘어지고, 손이 이동하면서 악기와 몸의 거리감이 달라진다. 아이들은 이 변화에 익숙하지 않아 손이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밀리고, 그 결과 팔 전체가 틀어진다.
또 고음에서는 손가락 간격이 좁아지기 때문에 음정이 더 민감하게 튄다. 같은 1mm 차이라도 고음에서는 음정이 훨씬 더 크게 변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고음을 무서워하고, 손을 더 꽉 누르거나 긴장하게 된다. 긴장이 심해지면 손가락이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고, 활도 같이 흔들린다.

5. 고음 포지션 음정이 흔들릴 때 해결하는 방법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손가락을 ‘강하게’ 누르는 것이 아니라, 왼쪽 팔 전체를 활처럼 들어올리는 방식이다. 고음으로 갈수록 팔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악기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이들은 손만 움직이려고 하기에 음정이 더 흔들리는 것이다.
손가락을 세고, 팔꿈치를 자연스럽게 들어올리고, 손목이 앞쪽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잡아주면 고음에서도 손 모양이 덜 흔들린다. 특히고음에서는 손가락보다 “팔의 무게”가 더 중요하다. 손가락 힘으로 누르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음정이 유지된다.

6. 집에서 할 수 있는 고음 포지션 연습 루틴

고음 포지션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바로 좋아지는 영역은 아니다. 대신 정확한 감각이 조금씩 쌓여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5포지션에서 1번 손가락만 정확히 위치시키는 연습을 하루에 짧게라도 반복하는 것이다. 그다음 3포지션과 5포지션을 오가는 연습을 아주 천천히 해보면 음정 감각이 자리 잡기 시작한다.
또 한 가지 방법은 고음에서 활이 지판으로 붙지 않도록 손목을 조금 더 세우는 연습이다. 활이 지판 쪽으로 기울면 음정이 흔들리는 패턴이 반복되므로, 활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왼손 교정보다 빠른 경우도 많다.

정리하면, 개구리손가락과 고음 포지션은 '성장+감각'이 함께 와야 한다

두 영역 모두 단기간에 확 좋아지는 기술은 아니다. 어느 정도 뼈가 단단해지는 시기가 있고, 손의 감각이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이마다 속도가 다르다는 걸 부모가 알고 있으면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꾸준히 하루 5분이라도 포지션 연습을 반복하는 아이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성장한다.
첼로 포지션은 결국 "기본기 + 성장 속도 + 정확한 루틴"이 맞아떨어진다. 아이들의 손이 변하는 시기와 포지션 연습의 난이도가 만나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부모가 조급해하기보다 아이가 편하게 연습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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