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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첼로 입문기 (계획 없는 시작, 진짜 몰입)

by Three Bro 2025. 9. 10.
첼로

처음부터 첼로 전공을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사실 오빠가 하기로 한 걸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그 자리를 동생이 우연히 이어받게 되면서 시작됐죠.
그런데 중고 악기 하나로 시작한 그 음악이,
지금은 우리 아이 일상의 중심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글은 그냥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예요.

오빠 대신 시작된 첼로 — "너 해볼래?" 그 한마디로

우리 집에서 첼로를 처음 하기로 한 건 사실 큰애였어요. 오빠가 하기로 해서 악기도 알아보고, 레슨도 예약해놨었죠. 그런데 레슨 시작 딱 일주일 전에 “나 안 할래요.”
이러더라고요.
당황스럽고 화도 났지만,옆에 있던 동생한테 그냥 툭,
“너 첼로 해볼래?” 하고 물었어요.
진심 반, 농담 반이었는데 아이가 “응!” 하더라고요.
그 한마디로 시작된 첼로,
지금은 그저 ‘우연히 시작된 취미’가 아닌
아이의 감정을 담는 그릇이 되어가고 있어요.

첫 첼로는 14만 원짜리 중고였어요

시작도 계획대로는 안 됐지만, 악기 구입도 마찬가지였어요.급하게 동네 앱에서 14만 원짜리 중고 첼로를 구입했죠. 가격은 저렴했고, 소리는 뭐… 그럭저럭.
중요한 건 "이 첼로는 네 거야"라는 말이었어요.
처음엔 활도 제대로 못 잡고, 자세도 엉망이었지만
아이는 그 악기를 참 좋아했어요.
하루에 10분, 15분씩 켜보면서 점점 소리에 빠져들었죠.
그 첼로로 1년을 썼고, 그 첼로로 연주회도 한번 나갔어요.
지금은 키가 126cm 정도여서 1/2 사이즈로 바꿔줬고요. 새 첼로가 훨씬 안정적이긴 하지만 아이에겐 여전히 첫 첼로가 더 특별한 것 같아요.
지금도 방 한 켠에 세워두고, 가끔 꺼내서 켜봐요.


지금은 오케스트라도 하고 있어요

처음 시작한 음악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지금은 지역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이에요.
벌써 무대에 두 번 섰고, 다음 주엔 꽤 큰 공연도 앞두고 있어요.
무대에 처음 섰던 날, 정작 떤 건 아이가 아니라 저였어요.
조용히 나가서 활을 잡고 첫 소리를 내는데,
그 순간 ‘아, 이 아이랑 첼로는 잘 맞는구나’ 싶었어요.
요즘은 공연 준비하느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하고, 자기가 연주한 거 녹음해서 듣고, 악보 펼쳐놓고 끙끙대기도 해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좋아서요.

공부보다 첼로가 더 좋아요, 진짜로

솔직히 말해서 공부하자고 하면 “이따 해요~” 하는 아인데, 첼로 하자고 하면 문 닫고 바로 방으로 들어가요. 한 시간, 두 시간은 기본이에요.
이건 숙제도 아니고, 의무도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첼로랑 있는 시간이 이 아이에겐 편안한 시간이에요.
혼자 악보 보면서 웃고, 화내고, 또 다시 연주하고…
그 과정을 제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게 감사하더라고요.

처음부터 전공을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지금은 전공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만,정말로 처음엔 아무 계획도 없었어요.
오빠가 안 하겠다고 해서 동생이 대신 하게 됐고,
급히 산 중고 악기, 그냥 연결된 레슨…
그런데 그런 즉흥적인 시작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길이었는지도 몰라요.

결론: 아이가 음악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 그걸 지켜보면 돼요

중요한 건 악기가 얼마짜리인지,지금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가 아니라,아이가 스스로 “이거 좋아”라고 말하는 순간이 오는가예요.
그 순간이 오면, 그다음은 자연스럽게 흘러가요.
악기도, 무대도, 연습도, 고민도
모두 아이 스스로 선택하게 되니까요.지금 우리 아이는 그런 흐름을 타고 있는 중입니다.
너의 음악여정 묵묵히 응원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