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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첼로를 시작했을 땐 활의 차이를 잘 몰랐어요. 그냥 악기에 따라오는 기본 활로 연습을 하고, 활이란 건 줄을 누르는 도구쯤으로 생각했죠. 그런데 1년 반이 지나고, 연주회 무대도 서보고, 오케스트라에도 참여하면서 활이 첼로 소리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몸으로 느끼게 되었어요. 지금 우리 아이는 페르남부코 활을 사용하고 있어요. 활 하나 바꿨을 뿐인데 소리, 연주 자세, 심지어 연습 태도까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오늘은 페르남부코 활을 선택한 이유와 실제 사용 경험, 그리고 향후 카본 활, 프랑스 활, 독일 활 등 다양한 활에 대한 고민까지 솔직하게 나눠볼게요.

아이 손에 맞는 활, 페르남부코로 선택한 이유

아이의 키는 현재 126cm 정도로 1/2 사이즈 첼로를 사용 중이에요. 첼로 사이즈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활도 바꿔야 했고, 다양한 옵션을 테스트했죠. 카본 활도 고려해봤지만 아이가 손에 쥐었을 때 너무 가볍다고 느꼈고, 직접 들어본 소리도 조금은 딱딱하고 날카롭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결국 선택한 것이 페르남부코 나무로 만들어진 고급 활이었어요.

페르남부코 활은 천연 목재 특유의 묵직함과 깊은 울림이 느껴지고, 활을 움직일 때 줄 위에서 미끄러지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감각이 있어요. 아이도 “이 활은 그냥 줄이 따라와”라고 표현할 정도로 편안하게 느꼈고, 저도 곁에서 들으며 ‘소리가 다르다’는 걸 바로 느꼈어요.

고가 활이기에 신경 써야 할 부분들

페르남부코 활을 선택하면서 동시에 느낀 건, 이 활은 관리도 고급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일반적인 저가 활은 사용하다가 바꾸면 그만이지만, 페르남부코 같은 고가 활은 활털 교체 주기, 송진 관리, 보관 상태에 따라 수명이 확연히 달라지더라고요.

활털은 보통 6개월~1년 사이에 한 번은 교체해주는 게 좋다고 해요. 저희 아이도 연주회나 오케스트라 무대 전에는 활털 상태를 선생님과 함께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교체도 고려하고 있어요. 활털이 오래되면 송진이 잘 묻지 않고, 줄에서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마치 연필심이 무뎌진 느낌이랄까요.

다음엔 프랑스, 독일, 카본 활도 경험해보고 싶어요

지금 쓰고 있는 활에는 만족하고 있지만, 아이가 더 성장하고 실력이 늘어날수록 다양한 활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선생님께서도 “프랑스 활은 섬세하고, 독일 활은 안정감 있는 느낌이 있다”고 하셨어요.

아직은 카본 활을 사용하진 않지만, 언젠가는 고급형 카본 활도 도전해보려 해요. 외부 공연이나 이동이 많은 상황에선 내구성 좋은 활이 필요할 테니까요. 아이가 스스로 여러 활을 경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 그것 자체가 멋진 배움이라고 생각해요.

결론: 첼로는 줄로 소리를 내지만, 활이 음악을 만든다

지금은 아이 손에 맞는 활을 고르는 과정 자체가 음악 공부의 일부라고 느껴요. 좋은 활을 쥐고 있다는 자부심, 그 활을 아끼고 관리하는 태도, 그리고 활을 통해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간다는 감각. 페르남부코 활은 단지 고급 나무일 뿐 아니라, 아이에게 있어서 음악에 대한 감각을 열어주는 문이 되었어요.

앞으로 프랑스 활도 써보고, 독일 활도 경험하고, 언젠가는 다시 카본 활도 도전해보겠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 아이 손에 들린 이 활 하나가, 음악과 함께하는 성장의 증표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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