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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의 이목이 바르샤바로 향하고 있습니다.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의 두 형제, 이혁(2000년생)과 이효(2007년생)가 나란히 본선 3라운드에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형제가 같은 해, 같은 무대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콩쿠르 본선에 진출한 사례는 2005년 임동혁·임동민 형제 이후 거의 20년 만입니다. 이 자체로 한국 클래식계에는 감동적인 드라마가 쓰이고 있습니다.

 


이혁 — 깊이 있는 해석력과 안정감의 피아니스트

이혁(Hyuk Lee)은 2000년 1월 4일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3세 무렵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동시에 배우며 음악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국내외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2009년 ‘리틀 모차르트 콩쿠르’ 우승 후 잘츠부르크 미라벨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2012년에는 모스크바 국제 쇼팽 청소년 콩쿠르에서 1위 및 최우수 협주곡상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모스크바 중앙음악학교, 빈 국립음대, 차이콥스키 음악원 등을 거치며 유럽 음악계에서 입지를 다졌습니다. 특히 파데레프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과 롱티보 콩쿠르 1위, 그리고 제18회 쇼팽 콩쿠르 결선 진출로 이미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혁의 연주는 늘 “정제된 감성과 깊은 구조 이해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3라운드에서 그는 소나타 3번마주르카 등을 선곡해 쇼팽 특유의 폴란드 리듬과 서정성을 섬세하게 풀어냈습니다.


이효 — 어린 나이의 대담한 해석, 감성의 피아니스트

이효(Hyo Lee)는 2007년 1월 5일생으로, 형보다 7살 어린 동생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바이올린을 공부하다가 피아노의 다성적 표현에 매료되어 전향했습니다.

이후 모스크바 중앙음악학교를 거쳐 프랑스 파리의 에꼴 노르말 드 뮈지크(Ecole Normale de Musique de Paris)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며 유럽 무대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미 제네바 국제 콩쿠르 준우승청중상·특별상을 휩쓸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화경향·조선일보·한국일보 콩쿠르 등 다수 입상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효는 형과 달리 한층 더 감각적이고 대담한 해석으로 평가받습니다. 3라운드에서는 쇼팽 소나타 2번발라드 1번을 선곡해 젊은 감성을 무대 위에 녹였습니다.


형제의 동행 — 경쟁이 아닌 공존의 무대

두 사람은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같은 목표를 향한 서로의 거울”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르샤바 필하모닉 홀 무대에서 연이어 연주하는 장면은 단순한 형제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각자의 피아노 터치 속에서 다른 영혼이 울리지만, 두 사람의 음악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갑니다.

특히 이번 3라운드는 45~55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소나타·마주르카·발라드 등 쇼팽의 핵심 레퍼토리를 통해 참가자의 리듬 감각과 음악 구조 이해력을 평가합니다.


이혁·이효 형제가 남긴 메시지

이혁은 “음악이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이효는 “형이 있어서 든든하다”고 말합니다. 둘의 관계는 경쟁이 아닌 음악적 파트너십에 가깝습니다.

이들의 연주는 단순한 콩쿠르 참가가 아니라, 한국 클래식의 저력을 세계에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여정이 되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이번 쇼팽 콩쿠르에서 이혁·이효 형제가 결선에 함께 오를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두 사람의 음악적 성장과 형제애, 그리고 한국 클래식의 새로운 세대가 세계 무대에서 만들어내는 울림이 이미 충분히 값지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두 건반이 만나 하나의 하모니를 이룬다.”
이들의 다음 무대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출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공식 홈페이지, 매일경제, 한경, MOC 프로덕션, 예술의전당 공연정보 등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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