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10년 넘게 전원주택에서 살다 보면, 비 오는 날보다 더 답답한 게 있다. 바로 화장실 곰팡이다. 매일 청소하고, 환기도 시키는데도 며칠만 지나면 다시 생긴다. 심지어 하얀 실리콘 틈까지 까맣게 변할 때면, ‘이건 진짜 전쟁이다’ 싶어진다.

곰팡이는 왜 화장실을 그렇게 좋아할까?

화장실은 곰팡이 입장에서 보면 완벽한 환경이다. 따뜻하고, 습하고, 공기 흐름이 제한적이다. 샤워 후 물기와 비눗물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그걸 영양분 삼아 하룻밤 사이에도 번식한다.

특히 겨울엔 난방으로 실내 공기가 따뜻해지면서 차가운 벽면과의 온도차 때문에 결로가 생긴다. 그 결로가 마르지 않고 남으면 곰팡이에게는 ‘축제’나 다름없다.

 

화장실 곰팡이 대처 1단계: 원인 차단

무작정 락스만 뿌리는 건 임시방편일 뿐이다. 먼저 곰팡이가 자라는 조건을 없애야 한다.

  • 환기팬 점검 – 작동 시간과 흡입력이 약하면 주기적으로 청소하거나 교체하자.
  • 습기 제거 – 샤워 후 문을 닫지 말고 최소 30분 이상 열어둔다.
  • 바닥 물기 제거 – 고무 스퀴지로 바닥을 밀어 물을 모은 뒤, 마른 수건으로 닦는다.
  • 결로 방지 – 겨울철엔 욕실 창문 틀에 단열테이프를 붙이면 온도차를 줄일 수 있다.

이렇게만 해도 곰팡이 발생 빈도가 절반 이상 줄어든다. 핵심은 습기와 온도차를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다.

화장실 곰팡이 대처 2단계: 즉시 제거

이미 생긴 곰팡이는 바로 없애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벽면에 뿌리가 박혀, 닦아도 자국이 남는다.

  • 락스 희석액 – 물 1리터에 락스 반 컵 비율로 섞고, 분무기에 담아 뿌린 후 10분 방치.
  • 과산화수소수 – 곰팡이 자국이 약한 곳엔 락스 대신 사용. 냄새 자극이 적다.
  • 베이킹소다 + 식초 – 천연세정제 조합. 거품이 일면서 때와 곰팡이를 분리한다.
  • 칫솔 or 솔 – 실리콘 틈, 타일 줄눈은 작은 솔로 문질러야 깊은 부분까지 닿는다.

청소 후에는 반드시 물로 충분히 헹구고 건조시키자. 남은 세제나 락스 성분이 곰팡이보다 더 나쁜 자극이 될 수도 있다.

 

화장실 곰팡이 대처 3단계: 재발 방지 루틴

한 번 깨끗하게 만들었다면, 이제부터는 ‘관리의 루틴’이 중요하다. 매일 청소는 힘들지만, 습도 관리는 습관이 되면 훨씬 쉽다.

  • 샤워 후 5분 – 바닥 스퀴지로 물기 제거
  • 하루 한 번 – 문 열고 환기 30분
  • 주 1회 – 벽면과 실리콘 틈에 곰팡이 방지 스프레이 뿌리기
  • 월 1회 – 환풍기 필터 세척

이 네 가지만 꾸준히 하면 곰팡이가 다시 생길 확률이 80% 이상 줄어든다. 곰팡이는 ‘물기 + 공기 정체 + 유기물’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겹쳐야 살아남는다. 그중 하나라도 끊어주면 생존이 어렵다.

화장실 실리콘 틈이 까맣게 변했다면?

그건 표면 곰팡이가 아니라, 안쪽 깊숙이 침투한 곰팡이다. 청소로는 복구가 어렵고, 실리콘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 실리콘을 제거하고 새로 도포할 때는, 시공 전 반드시 락스 희석액으로 주변을 닦아 말린 후 작업해야 다시 생기지 않는다.

마무리하며

곰팡이는 화장실의 그림자 같은 존재다. 없애도 생기고, 닦아도 다시 번진다. 하지만 매일 싸울 필요는 없다. ‘습기와 온도’만 관리해도 곰팡이는 금세 힘을 잃는다.

전원주택이든 아파트든, 공간은 달라도 원리는 같다. 곰팡이의 적은 청소가 아니라 건조다. 습기를 없애면 곰팡이도, 냄새도, 찝찝한 기운도 사라진다. 오늘도 샤워 후 5분, 바닥을 밀어내는 작은 행동 하나가 집 전체의 공기를 바꾼다.

“곰팡이 없는 화장실, 그건 운이 아니라 루틴이다.”

반응형